Time for Ears
1~4
2022
Inkjet print on paper, pencil, metal holder, rug, each 118.9 x 84.1cm
2022
Inkjet print on paper, pencil, metal holder, rug, each 118.9 x 84.1cm
1_06:16
2_02:08
3_23:45
4_11:34
no.1~no.6
2_02:08
3_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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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no.6
<귀를 위한 시간> 시리즈는 표준 문자 시스템에 소속되어 있지만 의미 없이 표기 형태만 유지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자들을 호출한 <입안의 말비늘, 2020>의 연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호출된 각 단일 문자에 추임새처럼 개입된 획들은 하나의 형태로, 하나의 이미지로, 하나의 사물로 작동시키는 동력이며 자율적인 문자로 견인한다. 문자는 호기롭게 다양한 발화를 유도하며 다성음과 지연음(delayed sound)이 형성되기도한다. 제안된 ‘리딩 타임’은 시간의 범위를 제공하면서 문자는 길게 또는 짧게 뭉게지거나, 거칠게 또는 부드럽게 으그러지거나, 빠르게 또는 느리게 미끄러지거나, 들리게 또는 안 들리게 멜로디가 돌출되면서 또 다른 형태의 시간을 짓는다. — 김온 |
사물은 누구와 관계 맺는지, 어디에 어떻게 배치되었는지에 따라 상이하게 행동하며, 각기 다른 효과를 촉발한다. 그러므로 사물로부터 추동 당한 자 역시 모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김온의 신작 〈귀를 위한 시간 no.1~no.6〉(2022)은 전시장 내에서 관객들이 리딩 퍼포먼스를 수행하도록 유도한다. 각 작품은 관객들에게 자신을 읽어 달라 유혹하고 추동하지만, 관객은 계속해서 예상했던 소리로 발화할 수 없는 실패를 맞닥뜨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 소리는 누가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성된다. 〈귀를 위한 시간〉은 표준 한글 문자 시스템에 소속되어 있지만 의미 없이 표기 형태만 유지한 채 자리 잡고 있는 문자들로 구성된 〈입안의 말비늘〉(2020)과 이어진다. 다만, 작품 속에 호출된 문자들 위로 몇몇 획들이 추임새처럼 개입하도록 추가되었다. 그로 인해 본 작품은 더욱 더 친숙하면서도 낯선, 기묘한 사물로 존재한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시도해본 ‘리딩 타임’을 프린팅된 작품 위에 기재하여 관객들에게 제안해보지만, 그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다. 각 작품이 누구와 만나느냐에 따라 리딩 타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또한 작품이 유도하는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읽는 행위로만 작동되는 게 아니다. 전시장을 무대 삼아 관객들은 각자의 눈높이에 맞게 위치를 바꿔가며 작품을 마주하고 대면한다.
— <내밀한 추동> 최소연 기획자, SEMA창고 <Subtle Impectu> SeMA(Seoul Museum of Art) Strage, Seoul, Korea |